한국종합기술 임직원 920명, 연봉출연해 직접 회사인수 나섰다
상태바
한국종합기술 임직원 920명, 연봉출연해 직접 회사인수 나섰다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7.06.21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장사 최초 우리사주제도, 경제모델 패러다임 바뀌나
한종 우리사주조합, 채권단 산업은행 대주주 한진중공업홀딩스 압박

▲ 한국종합기술 우리사주조합 기자회견 - 국회정론관 2017.06.21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한국종합기술 임직원 920명이 본인 연봉의 일부를 출현해 직접 회사인수에 나섰다. 국내 상장회사 중 최초의 우리사주제도로, 저성장시대에 일자리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한국종합기술 우리사주조합은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진중공업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종합기술 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를 상대로 “회사 성장과 발전에 주축이 된 종업원에게 한국종합기술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과 한진중공업홀딩스는 현재 국내 2위 종합엔지니어링사 한국종합기술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최근 서영, 삼안 등 M&A를 거친 주요 엔지니어링사들이 경영부실, 노사갈등 등의 내홍을 겪자, 한종 임직원 1,150명 중 920명이 우리사주제도로 직접 경영권을 포함한 대주주 인수에 나선 상황이다.

김영수 우리사주노동조합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은 그룹 부실에 책임 없는 한종 직원들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보유지분을 한종 우리사주조합에 즉각 매도하라”며, “산은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인 책임성을 인지하고 우리사주조합 요구에 호응해 경제민주화 이룩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한종의 자산과 명성을 통해 자신들의 사적 이익만을 추구 하는 투기세력과 부도덕한 자본의 인수시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근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에서 M&A 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근로조건이 후퇴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종의 종업원지주제도는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고, 노동자의 자산을 증대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관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에는 근로기준법이 무용지물이다. 종업원 지주제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기업의 영속성과 이익창출에 부합될 것”이라며, “엔지니어링은 고용창출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다. 산은은 국책은행답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면 안된다. 투기자본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올바른 매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사주제도, 미국서 경제공황 후 보편화… 일자리 중심 수정자본주의
다만, 채권단과 대주주가 우리사주노동조합의 제시금액보다 더 큰 인수자금을 제시하는 제3의 인수자에게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M&A를 시장논리로만 접근한다면 우리사주조합의 한종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홍 위원장은 “우리사주제란 기업과 종업원이 함께 돈을 내 펀드를 조성한 다음 이 펀드를 통해 자사주를 매입해 종업원에게 성과급으로 나눠주는 제도로 노동자들이 목적의식을 가지고 기업을 경영하겠다는 것”이라며,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관점에서 우리사주제는 오히려 건강한 자본주의를 실현시켜주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뒤이어 “우리사주제도는 미국, 독일은 물론 중국에서도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자유시장경제의 정점 미국에서는 경제공황 후 보편화돼 크라이슬러 등 기업 10% 가량이 우리사주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상장기업 중 한종이 첫 번째지만 서울신문 등 비상장기업이 도입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하지 않는 경제논리에 수많은 일자리가 희생되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논리로, 우리사주제도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 이에 한종 우리사주조합은 채권단과 대주주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종 우리사주조합은 개인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저급한 자본과 기업의 과실을 노리는 투기자본, 기술유출만의 목적인 해외투기자본으로부터 우리 삶의 터전을 지키기로 했다”며, “종업원들의 지분인수를 통한 종업원지주 회사의 탄생은 지금 우리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많은 경제적 문제점을 해소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뒤이어 “920여명의 종업원이 본인 연봉의 금액을 기꺼이 출현하겠다는 대승적인 결정에 대해 이제 채권단이 화답할 차례”라며, “대주주의 주력자회사인 한진중공업의 경영실패로 파생된 매각을 중단하고 종업원들의 제안을 수용해 회사의 미래를 위한 협의를 시작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