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리핀-ADB 협력, 7,000개 섬나라 필리핀 에너지자립섬 최적합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도화엔지니어링이 한국전력공사 등과 SPC를 구성해 수행 중인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사업모델이 ADB 지원과 함께 동남아 섬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10~13일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방문해 한-필 에너지장관 회담, ADB총재 회담, 한-싱 통상장관회담을 열었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알폰소 쿠시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울릉도 등에서 신재생에너지, ESS 등을 활용해 전력망에서 소외된 도서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자립섬’ 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이에 양국은 한국의 에너지자립섬사업이 7,000개 이상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 한국-필리핀-ADB 3자 공동협력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나카오 타케히코 ADB 총재와는 산업부-ADB간 에너지자립섬 사업, 개발도상국 생산현장 애로기술 지원사업 등 에너지·산업분야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양측은 한국이 ADB와 공동으로 진행한 ‘필리핀 코브라도섬 분산형 전원 시범사업’이 에너지자립섬의 성공적 사례라고 평가하고, 타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30만달러, ADB 10만달러, 필리핀배전업체 10만달러가 투자됐으며 2015년 9월부터 작년 3월까지 진행된 바 있다.
양측은 나아가 에너지공단과 ADB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실시한 에너지 소비 효율 향상 사업과 한국이 장점을 가진 송배전망 효율화 사업을 필리핀 등 타 국가들에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나카오 총재는 “ADB자금지원을 받던 한국이 대표적 ADB 협력파트너가 된 것은 동남아 국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담당관을 지정하고 산업부-ADB 포럼을 올 10월 서울에서 개최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다.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자립섬조성사업은 기존 디젤발전 중심의 전력공급체계를 ICT가 융합된 태양광, 풍력, 소수력, 지열 및 연료전지 등 신재생발전원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도화는 지난해 9월 11일 경상북도, 울릉군, 한국전력공사, LG CNS 등과 울릉도에너지 자립섬 주식회사 SPC를 설립했다. SPC는 총사업비 3,902억원을 투자했으며, 도화는 올해 12월 31일까지 24개월에 걸쳐 설계, 조달, 시공을 수행한다.
산업부는 올해까지 울릉도 전체전력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1단계 사업을 통해 태양광, 풍력, 소수력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 ESS, 에너지관리시스템 EMS를 도입할 계획이다. 뒤이어 신재생에너지 100% 공급을 위해 지열발전소 등을 도입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 수알 석탄화력발전, 말-싱 고속철 수주지원
주 장관은 쿠시 필리핀 장관과 한국전력공사가 사실상 수주한 2,000만달러규모 12MW 수빅 태양광발전소개발 BOO사업을 올 상반기 중 착공키로 합의했다. 또한, 한국기업들이 수주 애로를 겪고 있는 18억달러규모 900MW 수알 석탄화력발전소개발 BOO사업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의 조속한 진행을 요청했다. 쿠시 장관은 “동 사업을 국가중요사업으로 지정해 관련 허가절차를 간소화해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림흥경 싱가포르 상무장관에게는 150억달러규모 말-싱 고속철사업에서 한국 컨소시엄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주 장관은 안전성·정시율이 국제철도연맹 기준 세계 1위라는 것과 낮은 건설·운영비용 등의 강점을 전했다. 이에 대해 림 장관은 “싱가포르 정부는 한국의 고속철 사업 참여를 적극 환영한다. 국제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될 예정으로 참여국 모두에게 투명하고 동등한 기회가 부여될 것”이라며, “소관 부처인 육상교통청 장관에게 주 장관의 설명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말-싱 고속철은 작년 12월 양자협정이 체결된 바 있으며 올 4/4분기 입찰공고가 날 것으로 예정됐다.
한편 주 장관은 11일(현지시간) 한국전력의 세부 석탄화력발전소를 방문, “필리핀 상업발전시장에서 축적한 투자·건설경험을 활용해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 사례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