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계 자생력 약화는 논란 거리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국내 EPC사들의 플랜트 해외 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EPC사들의 플랜트 해외 설계거점 확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특히, 기존 일부에서 보였던 해외 설계업체 인수와 같은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해외 거점기지를 확보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이유는 EPC 업체들의 수익성 확보 노력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럽이나 미주 등이 아닌 제 3세계 지역에 해외 설계거점을 확보할 경우 국내보다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한 동시에 국내와의 지리적 차이를 적절히 이용할 경우 이론적으로 24시간 운용이 가능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현지 우수인력들을 흡수해 운용할 경우 업무 능력 증대와 해외 발주처와의 관계 개선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 또한 해외 거점 확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로 A업체에서는 이미 거점 망을 확보해 운용 중에 있으며 추가로 거점 망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B업체의 경우 거점 확보가 가능한 지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설계시장의 경우 높아지는 단가, 해외시장에 익숙하지 못한 엔지니어 등의 문제점들이 걸림돌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관련 EPC사들은 보다 높은 효율성을 찾기 위해 국내 보다는 해외 거점 확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존 국내 EPC사들은 해외 설계 거점 확보를 위해 기존 유럽 및 미주 지역의 업체들을 M&A하는 것이 주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문화적, 시장적 상황이 다른 상황에서 실제 인수로 이어진 동시에 좋은 결과를 나타낸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이에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는 기존 업체를 인수해 골치를 썩느니 관리감독이 가능한 해외 거점 망을 확대해 나가는게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국내 중소 플랜트 설계 시장에선 부정적 목소리도
대형 EPC 업체들의 해외 거점기지 확대 분위기가 확대됨에 따라 당장 불안감을 나타내는 곳은 중소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들이다.
공공발주가 없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시장의 특성상 실제적으로 대형 EPC사들로부터 일감이 나오지 못할 경우 수익성은 고사하고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소 플랜트 엔지니어링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소 업체 관계자는 "국내 EPC사들이 경제성과 효율성을 이유로 해외에서 설계 분야의 경쟁력을 찾으려고 한다"며 "하지만 당장은 이득이 될지는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내 설계 시장의 자생력을 저해해 근본이 흔들리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 자명하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대형 EPC사들의 수주가 급감하면서 관련 설계 일감도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만약 대형 EPC사들의 해외 설계거점 현상이 심화될 경우 국내 중소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일감 기근 현상은 극에 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대형 EPC사들의 해외 설계거점의 효율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 엔지니어링 분야의 경우 국내랑 여건이 달라 그동안 국내 중소엔지니어링사들이 제공하던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이에 해외 진출에 대한 관심도만큼 실제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을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형 EPC사들의 해외 설계거점 확보 실험이 성공으로 빛을 볼 수 있을지 실패로 끝나버릴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