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들에겐 부실 악순환 고리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EPC 업체들이 동반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업계에 뿌리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 플랜트엔지니어링 하도급 현상이 일부 대형 EPC사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플랜트 수주 부진 현상과 더불어 수익성 악화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저가 하도 현상이 사라지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저가 하도 현상이 지속되면서 하청을 받는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넘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재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이 고시한 플랜트엔지니어링 시간당 노임단가는 기술자 기준 시간당 4만8,603원이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의 경우 시간당 1만8,000원 수준인 초급숙련기술자의 노임단가를 지급하면서 약 63%에 가까운 괴리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실제 설계 제작에 투입된 기술자가 팀장 이상의 고급 기술자일 경우 실제적인 가치로는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 중소플랜트 엔지니어링업체 대표는 "일부 대형 EPC사들의 경우 노임단가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마저도 일처리는 선임이상의 고급기술자 수준의 결과물을 원하면서 정작 단가지급시에는 초급기술자 수준인 최저 하한선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형 EPC사들은 수익률이 3~5%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난리지만 정작 중소 플랜트업체들은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대-종소 업체들간 상생에 대한 정책 기조가 이루어지면서 업체들이 겉으로는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취임 1년이 지난 현재는 그러한 정책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수준이 됐다"며 "대형 EPC사들이 저가 수주 및 부실 수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막지도 못하면서 전체 수주 금액중 고작 몇% 미만에 불과한 노임단가에서 수익성 보존의 해법을 찾을라고 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고 지적했다.
▼ 저가 줄 세우기 하도급 방식, 一石二鳥로 죽이기?
최저 노임 단가 문제 외에 최근 최저가 낙찰 방식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대형 EPC 업체들이 하도급 발주시 최저가 낙찰 방식을 진행하면서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들 사이의 저가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감이 부족한 일부 중소 엔지니어링사들의 경우 무조건 일감을 따고 보자는 생각으로 상상이상의 저가 투찰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업계 전반에 확산될 경우 관련 업계를 전부 고사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저가 낙찰을 받은 업체의 경우 대형 EPC사들이 중동에서 수익성 출혈을 겪었듯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하고 낙찰을 받지 못한 업체들의 경우 수익성 악화로 생존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가 입찰을 막기 위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실천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EPC사들이 최저 입찰제도를 시행하면서 수행능력이 안되는 업체들이 묻지 마 수주를 하고 정착 프로젝트를 수행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여기에 수주를 못한 업체들은 수주부진으로 고사 위기에 처하면서 업계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저가 입찰은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 업계를 죽이는 것은 물론 EPC사에게는 하도급 통로가 막히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업계가 직접 나서 이러한 문화를 정화라 수 없다는 정부가 나서서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가야만 진정한 상생을 외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