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엔지니어링, 노조원 숫자도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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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엔지니어링, 노조원 숫자도 '뚝뚝'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4.04.2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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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채용없이, 승진-퇴사로 자연감소 추세
평생직장 개념 사라져 결집보다는 스펙쌓기로 전환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 신입사원 충원이 줄고, 승진-퇴사율은 높아지면서 엔지니어링 노동조합의 규모도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SOC산업의 장기불황과 이직률 증가로 노조 전성기에 비해 최근 노동조합의 규모가 절반이하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유신노조가 발간한 소식지에는 본사인원 502명 중 조합원이 53명으로, 노동조합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도로부가 59명 중 12명, 공항부가 18명 중 7명인 것을 제외하면 타부서 모두 5명 이하로 특히 도시철도부와 항만부는 노조원 수가 0명이다. 결국 본사인원 기준 10%만이 노조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감리원까지 포함할 경우 유신노조원의 숫자는 200명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노사가 합의한 노조가입 직급이 부장급인 점을 고려할 때, 사측이 인정하는 노조원은 78명에 불과하다. 90년대 말 유신노조원의 숫자가 800명에 달했다는 점을 볼 때 1/10 수준인 것이다.

노조원 감소의 원인에 대해 노사는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신입사원 면접단계에서 노조가입 여부를 묻고, 부서장, 출신학교 교수 등을 통해 노조가입을 막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SOC불황으로 신입사원이 줄고, 승진-퇴사를 통해 노조원이 자연감소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과장급 이하 노조가입률이 미미하다는 점을 짚으며, 요즘 젊은 세대는 결집보다는 자기발전만 신경쓰기 때문에 노조가입을 꺼린다고 전했다.

노조원 축소는 유신뿐만 아니라 K사200명→30명, D사 300명→120명, S사 400명→140명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조규모가 커진 사례도 있다. 모기업의 부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삼안은 가입대상의 80%인 366명이 노동조합원으로 가입돼 있고, 동호 또한 노조원이 20명에서 210명으로 늘었다.

반면 비교적 경영이 안정된 한국종합기술은 노조원 수가 398명으로 가입대상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한종의 노조가입률이 높은 이유는 그룹사라는 특징과 임금협상에서 지속적인 인상을 이끌어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OC 시장자체가 완벽한 불황이기 때문에 노조활동만으로 노동권을 쟁취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면서 "특히 엔지니어링업계는 이직률이 높아 각각의 엔지니어들은 기술사, 어학 등 자체 생존력을 높이는데 몰두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결국 신자유주의 팽배로 시장경제의 논리가 엔지니어링업계를 장악했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축소된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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