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플랜트ENG는 사실상 참여 불가능
일본 화공업체들의 국내 화공플랜트 투자가 허울만 좋은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연이은 일본 화학 및 화공업체들의 국내 투자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 중소 플랜트 엔지니어링사들에게는 기회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 투자되는 분야가 대부분 업스트림 보다는 기술력이 우선시되는 다운스트림이 주를 이루고 있어 투자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동시에 전략적인 기술들이 많아 국내 업체들에게 발주하는 것 보다 일본 자체 기술로 플랜트 건설에 나서는 경우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고부가 플라스틱으로 꼽히는 EP(Engineering Plastic) 국내 투자를 추진 중인 A 업체의 경우 수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지만 설계 및 설비 조달은 대부분 일본 기술로 담당하며 공장 외부에 대한 부분만 국내업체들에 외주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일본계 B 업체 역시 이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나마 일본 투자자본 유입으로 국내 일감부족 현상 개선을 기대했던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의 실망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감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업체들이 해외자본 유입으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막상 기대와는 달리 경제적, 기술적으로 국내업체들이 사실상 참여를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빈 손만 빨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의 경우 자국 기술유출을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매우 폐쇄적으로 반응한다"며 "이에 따라 국내 투자는 진행됐지만 실제 국내 관련업체들이 참여해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해외자본 투자에 대해 무조건 긍정적이기 보다는 협력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 준비를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국내 관련업체들의 경우 투자자본을 유치하기 보다는 투자자본에 의해 일감을 얻는 종속적인 시스템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해외자본이 국내산업과 연계할 수 밖에 없는 사업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선제 대응하는 것만이 국내업체들의 실익을 찾는 길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