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해외플랜트, 보릿고개에 빈부격차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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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해외플랜트, 보릿고개에 빈부격차는 컸다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3.08.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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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는 전년동기比 절반수준
아랍-아시아 대형공사 수주 6건에 그쳐
하반기 전략 수립이 내년 실적 판가름

7월과 8월 국내업체들의 해외플랜트 수주가 양극화를 나타냈다.

30일 해외건설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7월과 8월 국내 EPC사들이 수주한 아랍과 아시아 지역의 해외플랜트 프로젝트는 총 6건, 64억5,578만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금액적인면으로 볼 때 무려 187.6%가 급증한 수치로, 대형발전소 프로젝트 3건이 95.8%를 차지하며 실적을 이끌었지만 반면, 수주 건수는 절반수준에 머물렀다.

7월과 8월 수주 건수는 고작 6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60% 수준이며, 이는 석유화학분야의 발주가 급감함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석유화학플랜트 발주가 집중되어 있는 아랍과 아시아 지역이 경기침체 여파로 발주가 줄어들었고, 약 2달간의 라마단 기간까지 겹치면서 발주 및 낙찰 등에 대한 결정이 대부분 9월 이후로 연기됨에 따라 수주량도 급감했다.

시장 관계자는 "세계 석유화학 시장의 경기침체로 석유화학업체들이 이전과 같은 경쟁적인 증설은 자제했고 여기에 이슬람 문화권 국가들이 약 2달간 라마단 기간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시장이 휴지기에 들어갔었다"며 "반면 그나마 당장 시급한 전력플랜트의 경우 프로젝트 스케줄을 이어가면서 전체 발주량을 맞추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발주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 간의 실적 편중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석유화학플랜트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던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 SK건설 등은 실적이 전무했던 반면,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건설, 현대중공업은 대형 발전플랜트 및 변전소 등의 공사를 수주하며 실적을 챙겼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올해 상반기 실적부진을 겪었던 업체들의 수익성 확보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는 CFP 및 NRP 등 대형 석유화학 및 정유 프로젝트들에 대한 발주가 기대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프로젝트 대부분이 이미 알려진 것들이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수익성은 고사하고 수주가능성 여부조차 알 수 없어 고민만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 EPC사들 하반기 전략 수립 고심

해외수발주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EPC사들 사이에서는 수주전략 마련에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사적인 전략수립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A사의 경우 R&D부서와 실무부서의 연계를 강화해 발주사들의 트렌드를 맞추어 간다는 목표 아래 R&D 부서와 국내외 부서간의 대규모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B사의 경우 역시 기획 부서를 중심으로 실무부서와 연계 전략 수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얼마 전 대표이사가 바뀐 C사와 D사의 경우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들에 대한 정리와 함께 우선적으로 내부적 손실을 최소화 시킨 후 수익성을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움직임이 단기적 처방에 그칠 경우 당장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도 실적 또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실장은 "현재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업전략 수립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것이 단지 보여주기에 그친다면 기대 이하의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어느 업체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확한 전략을 수립했는지는 올해말 또는 내년 초에는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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