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를 놓고 수많은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기체 손상이 원인이라던 여론은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이 대형참사로 이어졌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사고 초기에는 무안공항 설계와 관련한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왜 철새도래지에 공항을 만들었는지, 활주로 길이가 짧은 것은 아니었는지 등의 인터넷 전문가들이 대단한 지식을 뽐냈다.
무안공항이 정치논리로 세워진 공항이라는 오명은 이번사고로 더욱 부각되겠지만 확실히해야 할 것은 대개 공항은 철새도래지에 들어선다. 인천공항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내 공항은 예외없이 철새도래지 인근에 있다. 공항 건설시 수립하는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도 이 과정은 예외없이 들어간다.
활주로 논란도 마찬가지다.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인 2,800m는 일본의 메이저 국제공항인 하네다 공항보다 활주로가 길다. 사고가 난 보잉사의 항공기도 착륙시 1,600m의 활주로 길이에서는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안공항이 포퓰리즘에 의해 탄생한 비운의 공항이라 할지라도 후진국마냥 대충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국토부가 일찌감치 이런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활주로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이다. 문제는 무수히 많은 음모론과 추측들 사이에서 엔지니어들의 입으로 이를 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항공전문가를 비롯해 별의별 전문가 교수들이 나와 사고에 대해 분석을 하고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TV나 라디오, 하물며 유튜브에서조차 엔지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국토부가 아니었다면 무안공항 설계를 한 엔지니어링사는 압수수색을 받고 내년 국감에 오를게 확정적이지 않았나 싶다.
모두가 겉으로는 애도를 하고 있지만 인간의 성질상 이번 기회로 이름을 알리려는 욕망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극소수이겠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평판을 높이려는 전문가들도 존재할 것으로 확신한다. 인터넷과 유튜브는 말할것도 없다. 커뮤니티 내 인기글이 되고 싶어서, 유튜브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사실이 아닌 것들을 재가공하고 있다. 착륙순간부터 충돌시점까지 촬영된 영상을 놓고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영상이 존재할수 있냐며 계엄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누군가의 조작극을 제기하는 정치병자들도 있다.
이럴때일수록 엔지니어들이 전면에 나서 타 전문가들과 공조해 가짜뉴스를 차단해야 한다. 그것이 새해벽두를 코앞에 두고 사망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한 엔지니어의 사명이다. 진실을 말해도 내가 믿고 싶은대로 믿는 세상이다.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