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사면 성과급도 지급해야…최대 2,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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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종심제 출범 이후 업계에 영입되는 전관들의 연봉이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3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시행된 종심제는 저가경쟁을 막고 기술력을 우선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발주처의 정성평가가 절대적 요소로 작용하면서 영업력이 수주를 당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건당 평균 2,000만~3,000만원에 달하는 제안서 비용으로 부담이 가중되면서 상위사로 갈수록 수주비율이 높아지는 등 업계 양극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지방국토청과 도로공사, 철도공단, LH 등이 발주한 종심제를 기준으로 상위 40위까지 업체의 종심제 수주율은 2019년 71%에서 지난해 98%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행 종심제 대상금액을 ▲기본계획·설계 30억원 이상 ▲실시설계 50억원 이상 ▲건설사업관리 70억원 이상 등으로 상향하고 난이도 개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개선을 원하고 있다.
특히 종심제 시장을 쓸어담고 있는 대형사들도 한목소리로 금액상향을 요구하고 있는데에는 과도한 전관 연봉이 그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종심제 시행 이후 지난 5년간 전관 연봉이 최대 2배, 평균 30% 가까이 올랐다는 게 정설이다.
A사 관계자는 “종심제 시행 이전만해도 전관들의 연봉이 평균 8,000만원정도였는데 현재는 분야를 막론하고 이들을 데려오려면 큰거 한장(1억원) 이상을 줘야 한다”며 “국장급이면 1억5,000만원, 사무관급이면 1억2,000만원이 주를 이룬다”고 귀띔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 관계자는 “연봉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고급세단과 골프, 법인카드 등이 지급된다”며 “차량도 예전에는 그랜저급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제너시스급이 됐고 골프는 월 4회 이상, 법카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는 평균 500만원을 준다”고 설명했다.
전관연봉 상승은 철도분야가 주도했다. B사 관계자는 “전관 영향력이 압도적인 철도분야의 OB들이 만든 연봉 테이블표를 LH나 도공 등에서 차용하면서 전체적인 전관의 연봉이 올라갔다”며 “회사에서 제시하는 연봉이 아닌 전관들이 담합해 만든 테이블표가 기준이 되다보니 돈을 주고 데려가는 회사가 을이 된지 오래”라고 하소연했다. 규모있는 회사가 아니면 사실상 종심제 사업에 뛰어들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테이블표에 미치지 못하는 돈으로 운좋게 전관을 영입하면 성과급으로 이를 갈음해야 한다. C사 관계자는 “몇몇 대형사를 제외하면 수주를 성사시킨 것과 비례해 성과급을 주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예전같으면 수주금액에 대한 비율로 3~5%를 주는게 관례였지만 요즘에는 금액과 상관없이 2,000만원으로 정찰제가 돼 있다. 이것도 어느정도 담합이 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서는 전관의 두당 수주액을 최소 20억원 이상으로 기대하는데 이들에게 투입되는 비용이 사실상 10%가 넘으니 영업이익률로 보자면 마이너스”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되레 종심제를 둘러싼 제도를 굳건히 만들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종심제 평가위원 풀을 5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교수들이 주를 이루는 외부위원의 비율을 줄이고 공무원, 공사 등 출신의 내부위원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행안부가 지방계약법 개정TF를 가동하면서 지역경제 성장이라는 빌미로 종합평가낙찰제(종평제) 도입도 논의하고 있다. 지방계약법상의 종심제인 종평제는 지자체 출신 공무원의 전관영입을 가속화해 사실상 엔지니어링업계에 더 많은 전관을 영입하도록 강요하겠다는 셈이다.
D사 관계자는 “종심제=전관영업력이라는 공식이 명확해지면서 너도나도 해먹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이라며 “정부가 종심제 축소를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