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 새로운 프로그램 요청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
엔지니어링 업계가 수주부진으로 고심하고 있음에도 부담요인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이 사용 중인 설계 프로그램들이 고가를 유지하고 있어 업계에는 여전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엔지니어니어링사들이 사용 중인 설계 프로그램의 경우 시리얼 구매 비용이 개당 최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호가하는 것은 물론 유지비용 또한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자금이 충분한 대기업의 경우 부담이 작지만 중소엔지니어링사들에게는 연간 1인 인건비 이상이 소요되는 프로그램 유지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프로그램 가격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점 역시 금전적 부담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링사들에게 설계 프로그램은 필수요소다. 하지만 가격이 높아 중소업체들에게는 부담요인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 프로그램 가격은 오르기만 할 뿐 낮아진 적은 없어 업체들의 부담은 매년 쌓여만 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설계 프로그램의 경우 판매자가 가격 주도권을 쥐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에 판매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며 "대기업의 경우 낮은 가격에 구매를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오히려 높은 비용으로 구입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도 비공개적으로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고 있어 기업간 대표적인 역차별 품목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플랜트 엔지니어링사들, 빠른 시장 속도=프로그램 구매 부담
설계 프로그램에 대한 부담은 일반엔지니어링사 보다 플랜트 엔지니어링사들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플랜트 엔지니어링사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3D 기능 및 부가 기능이 우선시 됨에 따라 일반 설계 프로그램에 비해 바뀌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타남은 곧 바로 비용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타날 경우 관련 사용인력에 대한 교육도 새로 시킬 수 밖에 없어 가격과 인력부존의 2중고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랜트 엔지니어링에서 사용하고 있는 설계 프로그램의 경우 일반 프로그램에 비해 교체되는 주기가 빠르다"며 "이에 관련업체들에게 프로그램 교체란 일반 엔지니어링사들에 비해 금전적, 인력적 부담이 더 빠르게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중동 발주처에서 최신 프로그램으로 설계를 해올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며 "발주를 받은 국내 EPC사가 관련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하청인 플랜트 엔지니어링사들과 공유한다면 업체들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발주처들이 요청이 높아지고 있는 프로그램의 경우 현재 국내 EPC사들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있다하더라고 공유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어 울며겨자먹기로 고액을 지불하고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협회 등 관련기관을 통해 공동구매 방안 마련 절실
한편, 관련 업체들은 프로그램 가격에 업계가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관련 협회 등이 단일 창구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프로그램 판매처는 과점 양상을 보이는 반면 구매처는 다분화 되고 있어 가격 주도권이 100% 판매처에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설계 프로그램 판매가격은 과점형태를 띄고 있어 가격주도권이 100% 판매처에 있다"며 "이에 관련 협회와 같은 곳이 나서 단일 창구 역할을 한다면 소비자는 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좋고 판매처는 단일 창구에 따른 국내 시장 관리를 보다 원할하게 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국내업체들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 일부 국내 업체들이 기존 프로그램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으나 흐지부지 됐다"며 "현재 일부업체에서 관련 엔지니어링사들과 프로그램 제작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기존 프로그램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정책차원에서 국내 프로그램 육성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