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주가가 점차 최악의 시나리오로 빠져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장 EPC 및 엔지니어링사들의 평균 주가가 11월 1일 기준 EPC사는 주당 6만4,886원, 엔지니어링사는 8,045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6개월 전인 5월 1일 주당 평균 가격이 각각 8만9,671원과 9,048원을 나타냈던 것에 비해 각각 27.6%와 11.1%나 급감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관련사들의 국내외 수주가 급감했다는 점을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건설경기가 침체 양상을 보임에 따라 관련업체들의 수주부진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급격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아울러 유럽 및 미국의 투자자본들이 경기침체로 이탈하고 있는 점 역시 주가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나가던 해외수주시장의 발주량 감소로 업계 수익성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특히, 국내 업체들의 든든한 수주 기반이 됐던 중동지역에서 발주가 줄어들고 있으며 업체들이 저가수주와 경쟁심화 영향으로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일부 업체들의 4대강 관련비자금 등에 대한 검찰 조사도 진행 중에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관련업체들의 대한 신뢰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있었으나 연말이 되면서 발주량이 감소에 대한 걱정이 현실화됨에 따라 건설분야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시장 일부에서는 이번 하락세가 향후 폭락의 시작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별 주가 상황을 살펴보면 EPC 업체 중에서는 대림산업이 5월 1일 주당 11만원을 기록했었으나 11월 1일에는 33.9%가 폭락한 주당 7만2,700뭔을 기록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뒤를 GS건설이 32.6%, 삼성엔지니어링 31.9%, 삼성물산 24.6% 등을 나타냈다.

엔지니어링사의 경우 도화엔지니어링이 5월 1일 주당 1만1,650원을 나타냈으나 11월 1일에는 주당 9,700원을 나타내며 16.7%의 낙폭을 보여 가장 큰 변화를 보였으며 그 뒤를 한국종합기술, 유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따랐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단기간의 일부 호재로는 뒤바꾸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으로 볼 때 이미 불황적 경기침체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건설분야의 경우 전방산업의 영향으로 앞으로 수익성에 대한 문제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부 업체들의 경우 중동 및 북아프리카로부터 대형 EPC 프로젝트 수주 소식을 전할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상황을 뒤짚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명주 기자 lmj@engdaily.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