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노무·간접비 관리”

(엔지니어링데일리)정원기 기자=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축소라는 모래 폭풍에 휘말렸다. 메가톤급 프로젝트가 흔들린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엔지니어링업계는 태연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2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네옴시티 사업 축소와 관계없이 기업의 중장기 목표나 전략은 원안대로 추진 중이다. 사실상 네옴시티 프로젝트 축소 영향이 없는 셈이다.
실제 네옴시티 설계사 참여를 목적으로 현지에 진출한 엔지니어링사의 경우 직원 파견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 발주처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향후 인프라 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A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올해 초부터 이미 업계에 떠돌았던 얘기가 이제야 기사화된 것”이라며 “국내 엔지니어링사가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170km에 달하는 전 구간을 한 번에 짓는다고 믿었던 곳은 없다”고 말했다. 사업을 위한 일종의 PPT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초 네옴시티 프로젝트 중 더 라인은 길이 170km, 폭 200m, 높이 500m에 달하는 직선형 친환경 신도시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규모는 길이가 약 98% 감소한 2.4km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엔지니어링사의 수주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내 기업이 맺은 MOU가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다만 즉각적인 여파는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B사 관계자는 “사우디의 경우 벤더 리스트 등록 업체만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발주처는 몇몇 기업만 초청해 입찰 기회를 준다”며 “본계약 입찰이 진행 중이어서 일감 감소를 논하기는 이르고 네옴시티 하나만 보고 사우디에 간 게 아니라 향후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체적으로 엔지니어링업계는 사우디 진출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 정부의 개발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평가한다. 다른 중동 산유국들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인프라 개발 및 산업 전환에 성공한 반면 사우디는 발전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C사 관계자는 “UAE의 수도 아부다비는 세계 최초로 루브르 해외 분관을 유치했고 두바이는 명실상부한 중동의 금융·물류 허브로 탈바꿈했는데 사우디는 그렇지 못했다”며 “그동안 돈을 쓰지 않은 것도 아닌데 사업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프로세스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관료 조직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돼 폐쇄적·비합리적이었고 오죽하면 유보금은 못 받고 나오는 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면서 “현재는 PIF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져 사업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되고 미수금 문제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수익성이 높을지는 미지수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여서 현지 적응 여부가 사업의 키 포인트로 꼽힌다. 사우디 정부는 자국민 고용 우대정책인 사우디제이션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이 거주 비자를 받고 일하기 위해서는 현지인을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노무·간접비 관리가 까다롭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화 차이를 고려해 현지 인력이 근무할 수 있게 기도실 등 적합한 근무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생산성 저하가 불가피한 셈이다. 또 이공계 대졸자 임금 자체도 4,000~5,000달러(한화 약 550만~680만원)로 높은 편이다.
D사 관계자는 “입찰에 들어갈 때 현지인 비용을 잘못 계산하면 바로 적자다”라며 “산업별로 의무 고용 비율이 다른데 공식적으로 건설사는 10%대, 엔지니어링사는 30%대인데 현실적으로 1 대 1 비율에 가깝다”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현지에 3명의 한국인이 있을 경우 사우디인 2명은 고용해야 비율을 지킬 수 있다.
그러면서 “동남아시아나 다른 지역에는 이런 제도가 없어서 수주할 때 인건비 계산과 수익성 조사를 탄탄히 해야 한다”며 “해외 기업의 손목을 비틀어서 만든 일자리인 만큼 일을 똑바로 수행할지 의문인데 고용 비율 때문에 사우디인이 갑의 위치에 있어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꼭 성공해서 세계에 이름을 알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