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실적요건 까다로워… 관건은 글로벌 컨소시엄 구성”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스페인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밀려 다잡았던 오만 철도 PMC를 놓쳤던 한국 엔지니어링업계가 시공감리를 통해 PMC 수주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맞이했다.
14일 Oman Rail에 따르면 총사업비 3조원규모의 오만 장거리철도 1공구 207km EPC사업에 대한 시공감리 입찰서 접수를 다음 달 18일 마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한국 도화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약 1,000억원으로 최저가를 제시하며 오만철도 PMC 수주의 7부 능선을 넘었지만, 스페인 정부지원을 등에 업은 약 1,700억원을 제시했던 Técnicas Reunidas 컨소시엄이 PMC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오만 정부가 당초 예상과 달리 PMC와 시공감리를 분리 발주하기로 결정하자, PMC 수주실패 후유증이 컸던 한국 측은 시공감리를 통해 GCC 철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PMC사업자 Técnicas 컨소시엄은 시공감리 자격에서 배제되는 만큼 아쉽게 PMC를 놓쳤던 도화 컨소시엄 측은 타 업체들보다 수주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도화 측은 PMC+시공감리에 약 3,000억원을 제시했던 바 있어 시공감리 대가를 약 2,000억원으로 책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업계, “GCC 6개국 연계 초대형 프로젝트, 후속 철도사업 기대”
이번에 선정되는 시공감리업체는 향후 발주처인 Oman Rail, PMC인 Técnicas Reunidas 컨소시엄과 함께 IMT(Integrated Management Team)를 구성하게 된다. 다만 발주처와 PMC가 1공구~9공구 전체에 대한 IMT를 하는 반면, 시공감리는 일단 1공구만 따로 발주가 난 상황이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2~9공구는 설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재원구성 형식 또한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때문에 예산이 확실히 정해진 1공구에 대해서만 시공감리 발주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B사 관계자는 “그동안 본격적인 입찰 참여를 해본 적은 없지만 오만 장거리철도사업은 늘 관심을 기울였던 프로젝트다”며, “이번에 1공구 시공감리에 떨어지더라도 나머지 공구 실시설계나 시공감리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특히, 오만 장거리철도는 GCC 6개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만큼 수주 가능성이 낮더라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며,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면 발주처로부터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해 차후 전개될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카타르, 바레인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발주처 Oman Rail은 입찰조건에 최근 10년 이내 총공사비 최소 5억달러규모의 철도프로젝트에 대한 시공감리 실적을 요구한 상황이다.
국내 철도사업 발주 특성 상 특정 엔지니어링사가 이 정도 대규모의 실적을 보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실적마련을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구성이 관건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자국시장에서 장거리 철도 실적을 쌓아온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C사 관계자는 “중국이 철도, 플랜트 등 SOC 전반에 걸친 자금력, 가격경쟁력, 실적을 무기로 중동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막상 성과품이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가 늘어나며 중동 발주처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는 모양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편, Oman Rail은 올해 중순에는 1공구 EPC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공감리업체 선정은 올 상반기 중 마무리 될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