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열전-이것이 신기술이다] 건설기술연구원 - 단순 돌가루였던 콘크리트, 이제는 환경오염 잡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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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열전-이것이 신기술이다] 건설기술연구원 - 단순 돌가루였던 콘크리트, 이제는 환경오염 잡는 시대
  • 이명주 기자
  • 승인 2025.02.27 09: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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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지구온난화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온실가스 주범으로 꼽히는 CO₂(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건설분야는 CO₂ 감축 노력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기초라 할 수 있는 소재분야부터 CO₂ 감축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에서 환경을 살리는 공신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중 건설기술연구원 박정준 박사와 팀원들은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 최선봉에서 미래를 개척 중에 있다. 본지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는 박정준 박사팀을 만나 친환경 콘크리트를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CO₂를 내뿜던 콘크리트, 이제는 CO₂를 먹는 시대
건설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CEC(Carbon Eating Concrete) 기술은 CO₂를 건설자재로 환원시키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 콘크리트의 기본 원료라 할 수 있는 시멘트는 CaCO₃(탄산칼슘)이 주성분인 석회석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석회석에 900~1,500℃ 고온을 가하는 소성과정을 거치면 CaO(산화칼슘)이 주성분인 시멘트가 만들어지며, 우리는 이를 이용하여 건설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열에 의해 CaCO₃의 성질이 바뀌며 품고 있던 CO₂를 생성한다는 점이다.

* CaCO₃(석회석) + 고열 → CaO(산화칼슘 = 시멘트) + CO₂(이산화탄소)

CEC기술은 석회석을 소성해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CO₂를 포집해, 시멘트와 모래, 자갈 등 섞어 만드는 콘크리트에 다시 넣어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기본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CEC를 만드는 방법은 두가지로 CO₂를 고농축으로 물에 녹인 나노버블수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만드는 방법과 콘크리트를 가압기에 넣어 강제로 CO₂를 주입하는 방식이 있다. 

나노버블수는 나노 크기의 거품에 CO₂를 담은 후 고압으로 녹여 만든 물을 뜻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버블수를 시멘트와 자갈, 모래 등과 섞어 콘크리트인 CEC를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고압 챔버에 콘크리트 완성품을 넣어 강제로 CO₂를 주입하는 것으로 나노버블수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기존 콘크리트 시설물을 CEC로 전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CEC 기술을 이용할 경우 1㎥ 규모 콘크리트에 1.0~1.8㎏ CO₂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건설 현장에 적용할 경우 연간 50만톤의 CO₂를 줄이는 동시에, 금액으로는 7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CEC 기술을 사용시 CO₂ 감축과 함께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콘크리트의 물성이 효율적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과정에서 기대되는 효과는 내구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여 일반 콘크리트 보다 더 강력한 수퍼콘크리트에 근접할 수 있는 것이다.

시멘트는 원료인 석회석이 소성과정을 거쳐 CO₂가 빠져 나간 결과물임에 따라 석회석에 비해 낮은 강도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 반대로 CEC는 시멘트에 CO₂를 다시 넣음으로써 석회석에 가깝게 환원시킴에 따라 콘크리트의 강도를 높이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설된지 90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내부 경화가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후버댐에 CEC 기술이 적용됐다면 빠른 경화와 함께 지금보다 더 높은 견고함으로 무장한 인류 최대의 댐으로 역사에 기록됐을 것이다.

아울러 최근 부실에 대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건축시장에도 안전을 위한 또다른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페놀프탈레인 용액은 알카리성 재료에서 보라색을 나타낸다.
CEC 기술을 적용해 CO₂를 콘크리트에 넣는다면 석회석 본래 성격에 근접한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다. 

▼ 아직 도전은 진행 중, 그러나 계속된다
콘크리트에 CO₂를 넣기 위한 시도는 아직까지 CEC기술이 국내외를 포함해 가장 앞서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용화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다행히 연구원들이 최선을 다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돌가루 콘크리트의 변신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개념에서 출발했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을 환경을 살리는 키워드로 바꾸는 그 날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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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2025-02-28 23:28:25
연구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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