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대가, 60~70% 수준에 불과”
(엔지니어링데일리) 정원기 기자 = 기술형입찰 유찰 사태가 지속되면서 주요 국책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비 현실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유찰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기술형입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사이 기술형입찰 유찰률이 약 3.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유찰 사태가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공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사업비를 증가하는 등 대응방안이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사업이 계속 유찰된다면 행정적 낭비뿐만 아니라 사업 자체가 지연되기 때문에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기술형입찰 유찰률은 지난 2020년 16.7%에서 2021년 50.0%로 치솟았고 2022년 64.7%, 2023년 60.7%, 2024년 60.0%를 기록했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 사업도 인기 시들
유찰 심화로 주요 국책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거나 지연됐다.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 1ㆍ2공구는 3차례 유찰돼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고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4회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엔지니어링업계는 유찰률이 치솟은 원인으로 공사비 부족을 거론한다. 예산 절감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다.
B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발주가 되기 전에 기재부의 총사업비 심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줄어든다”라며 “총사업비 관리지침 제9조를 살펴보면 총사업비는 제반여건을 고려해 적정하게 책정하게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적정 공사비가 반영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턴키 방식으로 발주된 도림천ㆍ강남역ㆍ광화문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사업은 기재부의 총사업비 심사 과정에서 사업비가 대폭 감액 조정됐다.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3,934억500만원, 도림천과 광화문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각각 3,569억8,900만원, 2,432억5,200만원으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에서 책정한 사업비 대비 14.5% 줄었다.
C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당시 감액 사유도 알지 못한채 사업이 발주됐다”라며 “유찰된 뒤 재공고 및 사업비 증액 등의 절차를 거쳤지만 결국 수의계약이 진행됐다”라고 설명했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로 꼽히며 엔지니어링업계에 큰 관심을 받았던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도 이름값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사업비로 경쟁구도가 형상되지 않는 등 난항에 빠졌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총 사업비 13조5,000억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로 꼽혔다. 다만 설계비는 817억원으로 이름값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규모로 발주됐다. 기본계획 수립 당시 산정된 설계비 1,781억원에 비해 46%, 964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사업비가 증액되더라도 현장 눈높이와는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 사업이 대표적이다. 총사업비는 1조1,293억원으로 당초 계획 대비 739억원 증가했다.
다만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 1ㆍ2공구는 3차례 공고를 냈지만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 못해 유찰됐다. 사업비는 각각 3,132억원, 6,337억원이다.
D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건설사 참여를 독려해 그나마 무응찰은 피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특히 2공구의 경우 해상에 원형 링의 고리 형식으로 구조물을 짓는 것으로 되어 있어 수주를 해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E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신중하게 턴키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최근의 추세 등 복합적이고 다양한 사유에 기인하고 있지만 결국 저조한 사업비가 문제다”라며 “발주처에서도 더 이상 재공고를 하지 않고 4월을 목표로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분양가 47.5% 급등, 엔지니어링 대가는 제자리
일각에서는 사업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공 발주사업 예산 편성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지표는 기술인 노임단가다. 투입 인원 및 인건비는 품셈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건설 중급기술자의 지난해 하루 평균 임금은 27만2,915원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9년 21만9,451원과 비교해 24.3% 증가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이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기본형건축비가 상승하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 기본형건축비는 건축 공사에 드는 총비용 가운데 택지비와 각종 가산 비용을 제외한 비용을 나타낸다. 즉 자재비, 인건비 등이 반영된 건축비다.
실제 서울을 포함한 전국 신규 민간 아파트 ㎡당 평균 분양 가격은 571만6,000원으로 5년 전 대비 47.5% 증가했다.
땅값 변동이 비교적 적은 지방의 경우에도 비슷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지방에 신규로 분양된 민간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 가격은 309백4,000원이었지만 지난해 456만원을 기록해 47.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착화된 저대가 구조도 문제로 거론됐다.
현재 엔지니어링 사업대가 산출 기준은 기획재정부 예산편성 지침인 공사비요율방식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실비정액가산방식이 공존한다.
다만 발주처 입장에서는 예산 절감이라는 명목 아래 공사비 요율방식을 선호한다. 예산편성단계에서 기재부는 사업 대가의 70~80%를 예산으로 확보한다.
F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발주 과정에서 사업비가 20% 날라가고 통상 엔지니어링 낙찰률이 80~85%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정작 엔지니어링사가 가져가는 수준은 적정 금액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G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공사비요율방식 자체가 공사의 특성과 난이도 등을 반영하기 어려운 데다 실비정액가산방식 대비 10~20% 낮은 수준이다”라며 “적정 대가 지급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난이도와 인력 소요 등을 감안해 그에 걸맞은 대가가 책정돼야한다”라고 말했다.
지금 기술형 경쟁입찰은 솔직히 너무 비효율적인게 실제론 혁신 기술이 필요없는 사업도 기술목적이 아니라 비용절감 목적으로 발주처에서 남발하고 있어요
근데 본인들 기준으로만 비용절감 목적이지 사실상 경쟁입찰로 한번 발주내면 여러 업체가 달라붙어서 자금,낭비,인력낭비 하는거라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 더 손해인데...
진짜 기술경쟁이 필요한 사업만 경쟁입찰로 내고 그 외 그정도까지의 사업이 아니라면 그냥 수의계약으로 내고 업체 선정은 당사자들이 수긍할수있는 신뢰있는 시스템으로 공정하게 선정하고...그렇게만 하면 국가입장에서도,업계입장에서도 쓸데없는곳에 인력낭비,돈낭비 안해서 참 좋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