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와준 게 어디인가, 칭찬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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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와준 게 어디인가, 칭찬받아 마땅하다
  • 정원기 기자
  • 승인 2025.07.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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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기 기자

포럼의 규모는 그 사안에 대한 관심의 무게를 말없이 보여준다. 규모가 작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듣겠다는 사람과 관심이 줄었다는 뜻이다.

E&E포럼 초창기를 떠올려보자. 한때는 국회의원회관 내 대회의실에서 열릴 정도로 위상이 높았다. 400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간이었다. 이번 제6차 포럼은 어떠한가. 100명 남짓 들어갈 수 있는 제3세미나실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공간이 작아졌다고 해서 투정을 부리거나 자존심을 내세우려는 게 아니다. 정치권이 엔지니어링산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다.

국회의 대관 시스템은 경쟁이 치열하다. 의원 명의가 있어야 대관이 가능하고 의원의 의지 없이는 큰 방을 얻을 수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포럼의 장소는 상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빛내준 사람이 있다. 주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의원 중 유일하게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만 정시에 도착했다. 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켰다.

염태영 의원도 늦게나마 도착했다. 30분이나 늦었지만 그래도 왔다. 곧장 단상에 올라 건설현장 출신이며 기술사 자격이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현장 경험을 강조하며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모습도 연출했다. 바쁜 일정 탓에 자리를 비운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적어도 이름만 빌려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반면 공동주최자였던 민주당 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영상 축사도 없었다. 국회 일정이 바빠 불가피했을지 모르지만 그 부재는 고스란히 현장에 각인됐다.

사실 정치권의 무관심을 탈피하고자 마련된 게 바로 E&E포럼이다. 물론 표면적으로 산업 역할 재정립과 우수 인력 양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면 굳이 국회에서 진행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절실함을 품고 출발한 포럼은 벌써 여섯 번째를 맞았다. 한 참석자는 “국회 포럼이 한두 번으로 끝나기 마련인데 이렇게 꾸준히 이어가는 건 드물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정치권에 제대로 닿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건설엔지니어링은 매년 위기를 맞고 있다. 포럼의 이름만 바뀌고 정치인은 명단에만 존재해 왔다. 제도를 만드는 당사자들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사실. 이것이 이번 포럼의 진짜 요약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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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Mqtzme 2025-07-17 20: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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