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교수들의 프로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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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교수들의 프로파간다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4.08.30 13:46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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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토부가 2기 종심제 평가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종심제 손질을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성적인 내용으로 가득 찬 가운데 내부-외부위원 비율을 50대 50으로 한다는 대안도 포함됐다.

그동안 내외부 평가위원 비율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왔다. 관련지식은 차치하고 상식적으로 내부위원 즉, 발주청 소속 공무원 비율이 높아지면 어떠한 결과가 생길지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발주청은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할 때마다 외부위원의 비율을 높이겠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평가를 받는 업체들은 외부위원 확대를 반대하는게 현실이다. 크게 두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로비의 대상을 발주청 공무원으로 한정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나머지는 외부위원의 주를 이루는 교수들에 대한 거부감이 원인이다.

그렇다면 교수들은 왜 이렇게 엔지니어링업계의 미움을 사고 있는가. 대다수의 교수들은 연구비 마련을 위해 이름을 알리려 분주히 뛰어다닌다. 명함에 외부활동 이력이 한줄 추가될 때마다 가능성은 올라간다. 그래서 종심제 평가위원은 물론 대부분의 평가위원회에 셀프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번 종심제 개선안에서는 셀프추천을 금지한다고 했지만 평가위원회는 수없이 많다.

공무원이 아니다보니 돈 받는 일도 꺼려질 게 없다. 오죽하면 업계 내에 공무원 로비비는 백만단위로 끊으면 되지만 교수들에게는 최소 큰거 2장부터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평가위원에 참여하지 않고도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길은 또 있다. 바로 대형사고가 났을 때 국토부가 꾸리는 OO사고조사위원회가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사고위에 소속이 되면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이 분야의 최고권위자처럼 여겨진다. 이를 통해 뉴스,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 얼굴을 알리다보면 연구비를 받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된다. 그래서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평가위원이 되기 위해 줄을 서고 로비를 하는게 교수들이다.

물론 이들도 땅 파먹고 살 순 없다. 평가위원이 돼서 로비를 받는 것 조차 큰 틀에서는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다. 하지만 자신의 명예와 부를 위해 팩트를 전달하기 보다 사실과 다른 자극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지난 LH발 검단 주차장 사고의 원인이 LH와 전관업체의 유착비리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많은 대중들이 ‘무량판 구조’를 불신하고 있는 건 최초의 누군가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서다. 무량판 구조는 잘못이 없다.

괴벨스는 “선동은 문장 한줄로 충분하지만 이를 반박하려면 수십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 이미 사람들은 선동돼 있다”는 말을 했다. 모든 교수가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름도 생소한 대학들이 즐비해졌고 직업의식을 버린자들도 늘어났다. 교수들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에 건설엔지니어링업계의 이미지는 실추되고 규제만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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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수 2024-10-28 04:03:52
턴키나 각종 프로젝트에 교수들 위원으로 올라와 있는 사람 치고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와 공사비, 전문성에 대해서 설계사/시공사 과장급보다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정말 정말 대다수임. 도대체 위원들에 교수들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제발 그냥 발주청으로 한정해라. 해당 발주청이 프로젝트를 기본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다. 교수들 돈은 엄청 밝힘..

모닝 2024-10-04 17:50:30
교수출신치고 건설엔지니어링분야에대해 잘 아는 사람 하나도 못봤습니다.

야근머신 2024-09-06 21:45:26
심의나 자문으로 들어오는 교수분들 중에 정말 공학적인 지식과 사명감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이런 분은 너무 드물죠...실무적인거 하나 모르면서 어디서 주어들은 지식으로 곤조나 부리지 않으면 다행인게 현실입니다.

김재욱 2024-09-04 07:56:12
기자님의 정확한 보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종심제 폐지가 정답이죠...

신념의 조인 2024-09-03 10:20:31
좋은 기사 잘 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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