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세계 불꽃축제가 열리는 한강공원을 가족들과 같이 다녀왔다. 120만명이 운집한 인파도 구경거리였지만, 역시 최고 밤하늘을 꽉 차게 수놓은 불꽃이었다.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산업의 현실은 어떠한가? 정부의 엔지니어링발전방안, 관련 토론회 때마다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애기하지만 아직도 현실은 취약하다. 얼마 전 협회가 주관한 ‘강소엔지니어링 미래경쟁력’ 좌담회에서 한 참석자는 ‘엔지니어링사는 시공사의 종놈’이라고 자조했다. 필자는 그의 푸념을 들으면서 협회와 정부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현재 턴키입찰에서 설계와 가격의 배점은 5:5로, 과거에 비해 엔지니어링의 중요설이 약화되고 있다. 때문에 건설사는 설계는 대충하고, 가격으로 승부하고 전략을 상용하고 있고, 엔지니어링사는 제대로 된 대가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턴키 및 민자사업 등 기획수주형 사업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엔지니어링사가 출혈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또 다른 부정적 요인은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낮은 인지도다. 인천대교 등 대형 시설물을 건설했다고 할 때 대부분 국민은 설계자보다는 시공사가 누구인지 더 관심이 많다. 다시 말해 건설의 주역으로 그 영예는 시공사가 차지한다. 설계자 즉 기술자를 더 우대하는 외국문화와는 다르다.
엔지니어링의 빈곤의 악순환(“3D산업”)은 계속되고 있고 이공계인력의 기피 또한 심화되고 있다. 해외진출이 필수가 된 이 마당에 외국과의 차별화된 기술 확보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어려움들은 물론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정부지원책이 발표되었으나 시장에서의 반영도는 턴키사례에서 본바와 같이 아직 미미하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지금까지 큰 그림을 그렸다면 앞으로는 세부그림 즉 세부실행계획을 그리는데 주력해야겠다. 전 윤중현 기획재정부장관은 재임 중 제일 아쉬운 미해결과제로 지식서비스산업 육성을 꼽은바 있듯이 세부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협회는 업계의 애로사항 수렴해 실질적이고 실행력 있는 과제해결에 앞장서는 것이야말로 시대적 소명이라는 도전적 생각을 가져본다. <협회 권익수 기획협력실장>
-기사작성일 2011년 10월 9일-
저작권자 © 엔지니어링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