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엔지니어링업계의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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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엔지니어링업계의 망각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4.05.29 11:4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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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설계감리에 대한 입찰제한을 하는 지방계약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건설엔지니어링업계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해외직구도 규제할 수 있다는 발언을 대놓고 할 정도로 안전카르텔이 절정에 달한 정권에서 어찌보면 놀라운 성과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냈을 뿐이라는 박한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도 그럴것이 이번 개정안의 취지가 지난해 발생한 검단아파트 부실시공으로 건설엔지니어링업계는 가만히 있다가 뒤통수 맞은 느낌이 강해서다. 다만 이 사태로 인해 업계도 LH출신 전관 철폐라는 혜택이라면 혜택을 받았다. 당시 국토부장관이던 원희룡은 LH에 그치지 않고 도로, 철도 등 SOC 전분야의 전관근절을 위해 국토부가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모두의 예상처럼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업계도 마냥 전 분야의 전관 철폐를 바라지는 않았다. 오죽하면 LH출신 전관을 내보낼때 “몇급까지는 안전할 것 같냐”며 이후를 생각하는 회사들이 수두룩했다. LH 이외의 특정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업체들 입장에서도 지형도가 크게 바뀐다면 좋을 게 없다. 그저 LH전관으로 왔다가 잘못걸려 운 없이 회사를 떠난 이들만 억울해졌다. 결국 지금은 언제그랬냐는듯이 전관을 영입하고 있는 엔지니어링업계다. 

최근에는 중견규모의 모 회사가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최근 이 회사는 막대한 자금력을 통한 공격적인 영업으로 태풍의눈처럼 수주시장을 휩쓸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업계 최저수준이던 임금을 대폭 인상해 기술자들을 모으고 있다. 발주가 줄어들면서 신사업 찾기에 목을 메고 있는 터줏대감 업체들 입장에서는 눈엣가시같은 존재다. 어딘가에서는 주요상위사들이 모여 모 회사에 대한 대(對) 수주전략을 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산업화를 우선한 이후 민주주의를 맞이한 역사처럼, 국내 엔지니어링업계도 정경유착을 지나 기술력으로 승부하자는 공식적인 기조가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보면 그 회사의 영업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이 바닥의 특성상 영원히 그런식의 전략으로는 오래갈 수 없다는 걸 알게될 날이 올 것이다.

다만 일부 업체들의 정치적올바름(PC) 행위에는 분노가 차오를 수 밖에 없다. 이 시장을 기술력이 아닌 쩐의 전쟁으로 만든 것은 기존 업체들이다. 일부에서는 낙찰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발주청에 PQ기준을 만들어가는 행태가 여전한데 뒤에서는 그 회사를 비난하면서 PC화된 목소리를 내는게 씁쓸하다. 현재 그 회사의 행보는 주요사들의 과거모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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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4-05-31 00:26:43
내로남불

길라임? 2024-05-29 23:44:50
그회사라 하니 어딘지 도대체 감이 안오네요..
한두군데여야 말이지.

나그네 2024-05-29 21:54:54
기사의 내용은 둘째치고 기본적인 작문부터가 처참하네요

길라임 2024-05-29 20:05:04
주요사는 여태까지 뭐했나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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