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데일리) 정원기 기자 =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터널이 붕괴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곳은 터널 공사에 적합하지 않은 구간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사고 원인으로 터널 좌측에서 발생한 압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터널 좌측 측압에 의한 변위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A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최초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전날 투아치 터널 중앙 기둥이 파손돼 작업자들을 대피했다”라며 “중앙 기둥이 파손돼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터널 붕괴 원인으로 기초 지반의 불량함이 작용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고 보고서를 보면 붕괴 사고는 터널 좌측 측압에 의한 변위 발생으로 제시됐다. 이 영향으로 터널을 받치고 있던 중앙 기둥에 파손이 발생하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현장 지반의 경우 단층파쇄돼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작은 단층이 많이 형성된 곳으로 암석이 잘게 부서지는 특징이 있다. 단층파쇄돼의 경우 지반 침하, 붕괴를 일으킬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터널 설계 시 하부받침구조물을 고려하지 않은 점도 문제를 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부받침구조물은 지반이 솟아오르는 것을 막는 시설로 지반 상태가 불량한 곳에 주로 설치된다.
현장의 경우 감사원으로부터 하부받침구조물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받은 상태였다.
B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사고에 대한 조사가 진행돼야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단층파쇄대 지역으로 지반 자체가 불안정하다”라며 “투아치 공법에서 필수적인 중앙 기둥이 토사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 조사는 현재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유사 공법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투아치 공법 적용 터널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다. 복수-대전간 지방도 확포장 구간이 투아치공법으로 시공됐고 2차례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투아치공법은 구조적으로 방수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 기둥 및 거더에 설치된 방수 시트는 터널 굴착 및 발파, 숏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손상되기 쉬운 구조여서다.
C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방수시트 및 중앙벽체 시공이 복잡해 누수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터널 확폭, 방수막의 시공시기 및 위치를 변경하는 등 누수를 차단하는 방안이 개발돼 공법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