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C 실적 있는 공기업, “甲질 그만하고 해외서 돈 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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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 실적 있는 공기업, “甲질 그만하고 해외서 돈 벌어야”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5.04.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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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위주 한국… “10대 해외프로젝트서 우리 몫은 18% 뿐”
美 Fluor, 시공보다 PMC에 주력… 한국의 PMC실적은 공기업 몫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시공경쟁력만 있는 한국 건설업계가 해외시장에서 PMC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PMC 실적이 있는 공기업의 역할전환을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학재 의원에 따르면 국회 의원회관에서 ‘건설의 지식산업화를 통한 창조경제의 엔진 마련’을 위한 세미나를 인천시와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 이춘석 의원, 김우식 인천도시공사 사장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학계인사들이 참석했다.

주최측인 이학재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에서 건설은 소위 ‘노가다’로 대표되는 단순 시공으로 인식되어 왔다”며, “그러다보니 건설산업이 저부가가치산업이자 저가수주 경쟁의 단기사업에만 머물게 됐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글로벌 선진 건설기업들은 건설산업을 PMC과 같은 고부가가치영역으로 확대해 관련 산업을 견인하는 전방 산업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 또한 시공 위주에서 지식 산업으로 전환해 창조경제의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 10대 해외프로젝트 ‘922억달러’ 중 취한 건 ‘165억달러’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설산업의 지식산업화를 위한 정책방향과 추진과제’를 주제로 발표자로 나섰다.

김도년 교수는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건설산업이란 시공뿐만 아니라 기획, 엔지니어링, 계획 및 설계, 운영관리 등 건설과정 전반을 포괄하는 패키지다”고 정의했다. 또한, “기술과 산업표준을 선점하는 전방산업으로 소재 및 소비재산업을 견인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지속가능한 시장을 형성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해외 국내기업 참여 대형 10대 프로젝트에서 국내기업 수주금액 비중은 총 922억달러 중 165억달러로 18%에 그치고 있다. 반면, 선진국은 고부가가치 영역인 PMC, 기본설계 등 엔지니어링분야에 강세를 보이며 시장구조를 지배하고 있다.

김 교수는 “국내 H사는 IGD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PKG 2에 시공에 참여해 총사업비 90억달러 중 17억달러를 수주했던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PMC는 KBR, FEED는 Fluor가 수행했다”면서, “초장대 교량인 인천대교 시공을 수주한 국내 S사 또한 총공사비 25억달러 중 13억달러를 가져갔지만 PMC는 AMEC, FEED는 ARUP이 각각 수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Fluor는 시공보다는 대형 프로젝트의 PMC업체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국제입찰의 경우 리스크가 낮다고 판단하는 사업에만 참여 중인 것으로 전하고 있다. Vinci의 경우는 기자재보급률과 시방서 활용을 통한 관련사업의 글로벌화 및 사업다각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 중에 있다.

▼ 국토부, “인프라 운영실적 공기업 밖에 없어… 공기업 역할전환 고민 중”
경성대 최강림 교수는 “5년제 건축과 학생들은 발주자체가 없다보니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고 설계할 수 있는 것이 땅콩하우스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며, “시공사들은 이제 주택사업에서 과감히 손을 떼고 PMC, CM, O&M 등 외국회사들이 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워야만 한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해외건설정책과 김중한 사무관은 “글로벌 기업은 건설관리, 운영, 투자 등의 조직이 중심인 반면 한국은 시공 중심이다”며, “그러다 보니 지난해 해외건설수주규모는 660억달러에 달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설계, 유지관리 등은 3%에 그쳤다”고 답했다. 향후 고부가가치 비중 확대에 정책적 노력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김 사무관은 “국내 인프라 운영 실적은 공기업 밖에 없는 만큼 글로벌 입찰에서 대부분 자격 있는 주체는 민간보다 공기업이이라 할 수 있다”며, “국토부는 공사와 공기업의 역할전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공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프랑스 Systra 등의 성공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며,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누려오던 갑의 지위는 잊고 PMC 실적을 바탕으로 기획기능 민영화, 전략적 M&A 등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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