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뿔난 ENG업계, “설계단계에 시민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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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뿔난 ENG업계, “설계단계에 시민이 참여?”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5.02.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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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하철·교량·터널 등 모든 공사설계에 시민참여 확대”
업계, “설계·감리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엔지니어 무시하는 처사”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서울시가 “지하철, 교량, 터널 등 서울시 발주 모든 건설사업의 기본·실시설계단계에 시민의견을 반영할 것”이라 선언했다. 반면 이 소식을 접한 업계는 “엔지니어링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엔지니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발주하는 모든 건설공사의 계획단계부터 기본·실시설계, 시공 등 전 단계에 걸쳐 시민, 유지관리기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측은 지금까지 시민이나 유지관리기관의 의견수렴 없이 설계부서에서 설계를 마치면 공사부서에서 설계도에 맞게 공사하고 완성된 시설물을 유지관리기관에 이관해왔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시는 향후 기본계획단계뿐만 아니라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단계에서도 각 단계별로 주민합동 토론회를 개최하고, 수시로 분야별 전문가, 주민대표, 유지관리기관으로 구성된 설계자문단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시공단계에서는 시의원, 구의원, 통·반장 등을 명예 감독관으로 위촉해 공사추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업계, 서울시 탁상행정 질타… “지하철 설계, 30년 베테랑도 공부하는 분야”
반면, 시가 발주하는 모든 건설공사의 설계 과정에 시민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서울시 정책에 대해 엔지니어링업계 대다수는 “설계, 감리 등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엔지니어를 무시하는 탁상행정이다”고 입을 모았다.

A사 관계자는 “지하철 설계를 30년 가까이 한 전문가 입장에서도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아 공부하고 자문을 통해 설계를 하고 있다”며, “공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지나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수술을 하는 의사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질타했다.

B사 관계자는 “SOC사업이라는 것이 이해관계에 따라서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데 침묵하는 다수는 찬성을 하고 목소리를 내는 소수는 반대를 할 수 도 있는 것이다”며, “서울시는 월드컵대교처럼 특정 소수집단의 반대가 초래한 준공지연에 따른 손실비용은 결국 시민에게 전가된 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 측은 향후 시민, 유지관리기관,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궁극적으로 현장에서의 공정을 줄여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모양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기반시설을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이용하는 패러다임으로 건설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설계 및 시공과정에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보다 편리하면서도 효율적인 이용자 중심의 기반시설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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