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ENG, “R&D 지원해 항공안전시스템 국산화 확대해야”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지난해 7월 6일 아시아나항공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착륙사고 당시 핵심 착륙유도장치인 글라이드 패쓰가 꺼져있던 것이 사고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그러나 사고발생 15개월 후에도 여전히 국내 7개 공항에는 해당 장비가 설치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언주 의원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관리 중인 김해 양양 광주 울산 포항 사천 원주 7개 공항 활주로에 핵심 착륙유도장치인 글라이드 패쓰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글라이드 패쓰란 항공기에 가장 안전한 착륙각도인 3도의 활공각 정보, 즉 진입각도를 알려주는 장치로, 강하하는 높낮이 정보를 항공기에 보내줘 안개, 바람 등 기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착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언주 의원은 “이 장치가 없을 경우 조종사와 관제탑 간의 육안 확인 및 수동조종으로 착륙할 수밖에 없어 기상상황에 따라 지연 결항률이 높아지고 착륙 간 항공기 안전사고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공항으로 외국인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인 김해공항과 양양공항은 글라이드 패쓰가 설치되지 않은 활주로에 대체장비마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언주 의원은 “실제 지난해 아시아나 여객기 착륙사고가 발생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28L활주로 역시 계기착륙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공사를 이유로 글라이드 패쓰가 꺼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항공기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추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났던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양양공항은 모두 카테고리1등급 즉, 시정거리가 550m 이상 돼야 착륙이 가능한데, 양양공항의 경우 한 쪽 활주로에 글라이드 패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정거리 4.8km 이상만 착륙을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언주 의원은 “지금처럼 글라이드 패쓰가 없는 상태로 공항을 운영한다면 조종사의 눈과 조종경험만 믿고 무리한 착륙시도를 할 우려가 높고, 기상상황에 따라 지연·결항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실제 최근 5년 간 결항된 항공기 중 52.3%가 안개·강풍 등 기상으로 인한 결항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 측은 “정부는 활주로 근처에 산이나 작은 언덕만 있어도 GPS 전파 송수신이 어렵기 때문에 글라이드 패쓰 설치가 어렵다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 역시 높은 만큼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 결항률을 낮추고 항공기 운항 안전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항공 전문가에 따르면 “글라이드 패쓰는 4억원 초반으로 이미 국산화가 이뤄진 장비지만 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배치해야하는 추가비용이 든다”며, “공항 이용여객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장비 및 인력배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엔지니어링 전문가는 “항공산업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아직 항공안전시스템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글라이드 패쓰의 대안을 마련하고 기타 안전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정부의 R&D지원이 지속적으로 확대돼야할 것이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