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마이스터고, 플랜트 업계는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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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마이스터고, 플랜트 업계는 '시큰둥'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4.03.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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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에 머문 기술직 아닌 기능직 육성 정책
갈 곳 없는 졸업생 양산 기관 전락 우려도
개교 준비 1년 동안 현실 반영 커리큘럼 확보가 관건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국토부가 해외플랜트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해법을 마련 중이지만 업계 현실이 반영되지 못하고 단순 현장직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부가 추진 중인 플랜트 마이스터고의 경우 실제 플랜트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직 인력 보다는 현장 기능직에 편중된 인력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토부는 플랜트 건설 전문 건설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한 해외플랜트 마이스터고를 작년 12월 교육부로부터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를 지정 동의 받아 2015년 개교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국토부의 추진방향과는 달리 대형 플랜트업체들의 경우 해외 파견인력의 상당수가 일반 기능직이 아닌 관리 기술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해외에 파견된 기능직의 경우 역시 십장(什長)과 같은 경력직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업체들이 원가절감 차원으로 현장 하도급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마저도 원가 절감 차원에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제 3국 노동자들이 주로 고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인력들이 마이스터고를 졸업한다고 해도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대형 플랜트 EPC 업체로의 진출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국내 플랜트 EPC 업체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해외 현장으로 보내는 인원이 적다. 그중 상당수는 현장직이 아닌 관리 및 사무 인력이 대다수이다. 물론 현장직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십장 이상의 경력을 갖춘 현장반장직들이다"며 "만약 국내에서부터 플랜트 EPC사들이 기능 인력을 채용해 해외현장에 파견한다면 인건비 및 체류비 등이 제 3국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에 비해 높아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상당수의 업체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 기능 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는 관리인원들이다"며 "설계 분야의 경우 국내 고졸인력들이 채용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원가절감 차원에서 이 역시 하도급을 주는 경우가 늘고 있어 기능 인력들이 플랜트 EPC업체로 들어오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플랜트 마이스터고가 자칫하면 이름만 있는 교육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어 운영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 현장에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해 전문 교육기관이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며 "문제는 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정책상 방침만 밀어 붙일 경우다. 이럴 경우 향후 졸업생들은 입학 당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자칫하면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로 전락하거나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책만 믿고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인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해 반문하고 싶다"전했다.

한편,  업계 지적에 대해 관련 부처인 국토부는 "현재 서울도시과기고가 마이스터고로 선정되어 개교 준비 중에 있다"며 "커리큘럼이 배관 및 계장 등 특수 기능직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교까지 1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업계의 요구가 이어질 경우 업계의 현실이 반영된 커리큘럼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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