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이미 2029년 개항 불가”
(엔지니어링데일리) 정원기 기자 = 4회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던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공사 기간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 불확실해졌다.
8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국토교통부는 공사 기간을 2년 연장하는 것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해당 프로젝트에 단독 응찰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설계사는 동부, 이산, 다산컨설턴트 등이 참여한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가덕도신공항 기본설계안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가 보완을 요구했지만 결국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8일 전달했다.
제출된 기본설계를 살펴보면 공사기간과 관련한 내용이 입찰공고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공고에서 공사기간을 84개월 제시했지만 현대건설은 이를 준수하지 않고 108개월로 제출했다.
A사 관계자는 “부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일정이 무려 5년 이상 앞당겨졌는데 처음부터 84개월 공기는 무리수로 판단된다”라며 “중요한 것은 결국 안전인데 공사의 난도와 공사 기간을 고려했을 때 공기 연장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공사 기간은 기본계획을 근거로 마련됐다. 다만 실제 공사에 필요한 상세 설계를 준비하는 기본설계와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컨소시엄에 포함된 B사 관계자는 “일부러 늘린 것은 아니고 수심과 퇴적 점토층, 매립량 등을 고려한 공기를 산정해봤을 때 지금 나온 108개월이 맞다”라며 “공기 산정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절차상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입찰 공고에 명시된 84개월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수의계약을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하고 국토부·공단 합동TF와 분야별 관계 전문가를 포함한 자문회의를 운영해 차회 입찰방식 등의 대응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공사 기간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재입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이미 4차례 유찰된 만큼 새로운 사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해 국토부가 관련 업계 및 전문가를 사업 참여를 독려했지만 단독응찰에 그쳤기 때문이다.
설계사 구성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 엔지니어링사 중 공항 설계가 가능한 곳은 손에 꼽는다. 낮은 설계비와 촉박한 설계기간 등을 이유로 기본계획에 참여한 유신과 한국종합기술은 발을 뺐고 도화와 수성도 같은 이유로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단독 응찰한 현대 컨소시엄도 설계사를 구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D사 관계자는 “기간연장을 떠나서 이미 2029년 개항은 불가능해졌다”라며 “새로운 사업자가 선정되더라도 기본설계 6개월을 다시 해야 하는데 무작정 밀어붙이기보다 개항 시기 조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사 관계자는 “실제 사전타당성 조사 검토 결과 개항 시기는 2035년이었다”라면서도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여론이 조기 개항으로 바뀌었는데 엑스포와 같은 명분이 사라졌으니 다시 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설계와 시공은 엄연히 다른데.
돈 제대로 주고 설계 시켜라.
대가 제대로 주고 일시키면 청년엔지니어도 유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