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위 있는 한 투명성 강화 불가능” 주장도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제2기 종심제 평가위원 308명의 명단이 확정된 가운데 외부위원으로 대표되는 대학교수 비율이 대폭 줄어든 것을 두고 업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발주청 직원 및 공무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면서 발주청 종속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발주청 직원 및 공무원 등을 중심으로 한 제2기 종심제 평가위원 명단을 공개했다. 세부적으로는 ▲한국도로공사 80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79명 ▲국가철도공단 61명 ▲국토부 34명 ▲대학교수 15명 등 출신으로 구성됐다.
주목할 것은 외부위원인 대학교수 비율이 대폭 축소된 점이다. 지난 2년간 활동한 1기 종심제 평가위원 471명 중 교수는 56명으로 전체 12%의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번 2기에서는 대폭 축소됐다. 그동안 업계가 교수위원에 대한 전문성 등을 문제 삼아 교수진 평가위원의 축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끝에 반영된 결과다.
A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전문성은 떨어지는데 평가위원 타이틀을 달고 노골적으로 로비를 요구하는 일부 교수들의 행태가 절정에 달한 결과”라면서 “공무원이 아니기에 로비비도 공무원의 몇갑절은 되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엔지니어링업계의 발주청 종속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교차되고 있다. 실제 지난 1기에서는 발주청 직원 및 공무원인 내부위원 비율이 88%를 차지했는데 이번 2기에서는 그 비율이 95%까지 끌어올렸다.
B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겉으로야 내부위원 비율이 높아져야 전문성이 높아진다지만 속내는 로비를 할 거면 대상을 발주청으로 좁히는게 이득이라 업계가 환영할 뿐”이라면서 “당연한 얘기지만 내부위원이 많아지면 발주청 종속이 강해지는 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 발주청의 경우 내부위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보니 실제 로비비도 더 올라가고 있다”면서 “이제는 만나러 갈 때마다 돈을 줘야 하는 지경인데 내부위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져 생긴 결과”라고 덧붙였다.
C엔지니어링사 관계자도 “로비를 끊어낼 생각은 없고 대상자를 줄이는 걸 환영하고 있는 게 현재 업계의 인식수준”이라면서 “평가위 자체가 있는 한 구성비율과 관계없이 투명성이나 청렴성을 강화하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종심제 평가위가 사실상 아무런 관련 지식이 없는 공무원들에게 합리적으로 로비를 받을 수 있는 집단으로 거듭나게 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D엔지니어링사 대표이사는 “실제 발주를 하지 않는 국토부 공무원들까지 종심제 평가위원이 되면서 이제는 로비를 받을 구실이 생겼다”면서 “결국 모든 폐단이 사라지려면 종심제 자체를 없애는 길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