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지니어링사를 가다③] “취업 이민, 박사 학위·EB-1 비자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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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엔지니어링사를 가다③] “취업 이민, 박사 학위·EB-1 비자 관건”
  • 정원기 기자
  • 승인 2024.08.07 17: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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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위치한 STV는 지난해 ENR교통 부문 매출 순위 12위에 올랐다./STV

(엔지니어링데일리) 정원기 기자=엔지니어링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곳은 어디일까. 전 세계 시장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북미권, 특히 최근 10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한 미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엔지니어가 세계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대우나 연봉, 고용 안정성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이에 대한 환상과 오해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본보는 건화와 함께 뉴욕에 방문해 케빈 문 STV 부사장을 만나 미국 엔지니어에링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ENR교통 부문 매출 순위 12위에 올랐다고 들었다.

-STV는 미국 뉴욕 맨하튼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교통, 빌딩, 에너지 및 산업 시장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최근에는 수자원부서를 강화하여 물 관련 시설 설계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인 ENR이 발표한 교통 부문 매출 순위 12위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세계 무역 센터 교통 허브, 에어트레인 JFK 공항 경전철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데 업무 스타일도 다른가.

-미국은 성과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즉 어떻게 일을 하던 정해진 기한 내에 요구한 성과를 내기만 하면 된다는 주의다. 근무 중에 직원이 행한 어떤 행위도 중요하지 않다. 일어서서 근무하던 앉아서 업무를 보던 중요한 것은 성과다. 그러다 보니 뉴욕 사무실은 스마트 오피스로 운영 중이다. 개인의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고 선착순으로 원하는 자리를 선택하여 앉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각자 다른 업무 스타일을 반영해 책상 높이 조절도 가능하다. 직급도 철저히 개인의 능력 위주로 구분된다. 나이에 따른 승진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실적, 리더쉽, 자격증 등 경력 관리가 개인별로 철저하다.

케빈 문 STV 부사장

▲유연근무제 및 재택근무도 이러한 특징을 반영한 것인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디지털화와 재택근무가 활성화됐고 출퇴근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직원은 주당 40시간을 일했다는 것을 타임시트에 기록하기만 하면 된다. 뉴욕은 미국 내에서도 교통체증이 심각하고 렌트비(주거비용)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런 문화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전문직으로 인식한다고 하는데 연봉은 어떠한가.

-학사 학위를 갖춘 신입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6만달러~9만달러 수준이다. 원화로 따졌을 때 8,200만원~1억2,000만원이다. 미국의 봉급 시스템은 한국과 다르게 2주치 급여를 수령하는 방식이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1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략 이렇다. 보통 5-10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중간 경력 엔지니어는 평균 1억2,000만원~2억원까지 받는다. 10년차부터는 2억원 이상을 받는데 수석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2억3,000만원~3억4,000만원, 관리직 엔지니어는 평균 3억4,000만원 수준이다.

▲대신 해고가 쉽지는 않은지.

-알다시피 미국은 잦은 이직과 쉬운 해고 문화가 자리 잡았다. 엔지니어링사도 예외는 없다. 예를 들면 아침에 같이 출근한 직원이 오전 10시 무렵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고 사무실을 떠나기도 한다. 해고는 이메일로 알리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전화 혹은 직접 불러 통보를 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근무하던 분들이 미국에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다만 온라인상에서 알려진 것처럼 해고에 대한 불안 정도는 덜 심각하다. 이런 문화가 일반적이기도 하고 엔지니어 직종의 경우 새로운 직장으로 재입사가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미국 시장 트렌드는 어떠한가.

-미국은 그동안 3차원 안정성 해석에 대해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아직까지 BIM 활용도가 타업종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실제 접근 가능한 3차원 상업용 프로그램이 점차 일반화 되어가는 추세로 이에 발맞춰 해당 프로그램의 활용 기회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다만 3차원 수치해석은 입력치의 한계와 실제 지반·암반 상태를 정확히 구현하기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 실제 계측치와 해석치 차이가 큰 것도 사실이다. 다만 향후 BIM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보완하는 여러 가지 기술적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국 엔지니어링사의 3D 구조 해석 능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한국은 정부의 스마트건설화 추진으로 3차원 프로그램과 해석 능력이 앞서있는 편이다. 이번에 건화와 기술교류 MOU를 맺은 것도 한국의 3차원 수치해석의 경험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발단이 됐다. 미국은 그동안 3차원 안정성 해석에 대해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었지만 최근 3차원 상업용 프로그램이 점차 일반화 되어가는 추세다.

▲미국 엔지니어로 취업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달라.

-좋은 기술자를 한국에서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민감한 사항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미국에 취업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바로 취업비자다. 취업비자를 반드시 취득하고 6년 안에 영주권을 취득해야 영구적인 정착이 가능하다. 다만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취업 이민의 기회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만약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게 될 경우 기회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미국 내 2년제, 4년제 대학 졸업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법을 공약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현재 가장 좋은 취업 방법은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 미국 기업 스폰서 없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EB-1 을 진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방법으로 실제 미국 취업에 도움을 준 경험도 있다. 미국에서 엔지니어의 수요는 항상 높기 때문에 경력, 수상 이력,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취업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다. 언어에 대한 장벽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습을 꾸준히 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미국 취업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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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있네2 2024-11-16 03:26:38
이건 물론 관심도 없겠지만 발주처/공무원 직원들도 해당.. 아예 갑을문화가 쩔어있고 영어가 안되어서 불가능.

놀고있네 2024-08-09 18:59:18
조선 설계사에서 정치질하고 노는 똥별들은 해당사항 없는거 알죠? 차피 70년생들 이전분들은 영어도 잘 안되는거 압니다. 조센에서 발주처 발 핥아드리면서 계속 사세요ㅋㅋ

토목외길 2024-08-08 11:02:14
인터뷰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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